어머니와 같이 홍어 장사를 하는 이석우라는 사람이 있다
근데 석우보다 늦게 온 어머니는 손님들이 먹던 야채를 보더니 묘한 표정을 짓고
석우는 저 표정뒤엔 꼭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날
알고보니 석우가 시장에 늦게 가는 바람에 좋은 야채는 이미 남들이 사갔고
석우는 남은 것들 중 좋은 걸 사왔던 것이다
어머니는 당연히 타박 하는데 석우는 뭐 그런 걸 가지고 따지세요 라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림
어머니는 음식 장사 27년차의 베테랑이고 석우는 현재 9년째 어머니와 장사를 하고 있다
본인은 이제 홍어가 어떤 건지 완전히 감 잡았다고 자신만만함
그때 성찬이가 마늘을 팔러 왔는데
어머니가 즉석 대결을 주선해서 7일 숙성한 홍어를 찾아보라고 시킴
근데 말로는 완전히 감 잡았다는 양반이 차장수에게 져버림
처음엔 납득을 못했다가 홍어 냄새를 맡고는 진 걸 알아버림
자존심이 어지간히 긁힌 건지 칼질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서 가게도 쉬어버림
대신 그냥 쉬는 건 아니고 홧김이긴 하지만 본고장 홍어를 배우러 흑산도까지 내려간다
여기서 실제 홍어 어선에 타서 실전과 가게의 차이를 뼈져리게 느끼고
신세를 진 선장에게서 귀한 식초 선물도 받아옴
그러다 우연히 만난 어떤 아줌마가 난처해 하는 걸 이것저것 도와주고
그 아줌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다
조용히 떠나는 등 서울에서 장사하던 모습과는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여행의 정착지인 나주에 도착해서 어떤 아저씨와 홍어집에 들어가 식사를 하게 됐는데
이 집이 홍어를 제대로 안 씻어서 홍어에 이상한 냄새가 베었고
저 아저씨는 홍어를 씻는 방법을 가르쳐 줌
근데 석우의 표정을 보면 단순하게 모르는 걸 배워서 당황한 수준을 넘어선 표정인데
알고 보니 자기도 같은 경험이 있었는데
이땐 오히려 손님에게 "당신이 나보다 홍어를 잘 알아? 돈 안 받아도 되니까 나가!"를 시전 한 일이 있었다
심지어 다른 손님들도 이것 저것 지적을 많이 했었는데
"불만 있으면 국내산을 취급 하는 집에 가지 그랬어요?"
"우리 집에선 불평 하지 말고 먹어야 합니다" 등
심각하게 미숙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이제 돌아갈 때가 됐다고 생각한 뒤 서울로 돌아감
어머니도 석우의 달라진 모습을 알아 본 건지 중요한 손님이 있으니 준비 잘 하라고 당부함
그리고 석우는 "손님은 다 귀한데 뭘" 이러면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근데 그 귀한 손님이 자운과 성찬, 진수여서 석우는 껄끄러운 나머지 도망침
대신 어머니가 미리 준비한 흑산도 토박이 홍어와 본인이 챙겨온 막걸리 식초를 써서 제대로 대접해준다
근데 어머니는 석우가 흑산도에 간 걸 이미 알고 있었고
석우가 흑산도에서 저 선장을 만났을 때도 묘하게 안면이 있는 느낌을 받았음
알고 보니 어머니도 석우와 같은 방식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고
그때 저 선장님과 찍은 사진을 엘범에 보관하고 있었던 거라 그 사진을 본 석우는
묘하게 안면이 있는 상태였다
결국 석우는 어머니가 했던 방식 그대로 홍어 공부를 해버린 것
어머니는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
댓글(13)
이거 보고 요즘 홍어 먹을때 초된장 만들어 먹는데 잘 어울리기는 함
식객이 존나 평가가 날뛸수밖에 없어 이런거 보면ㅋㅋㅋ
고점이 존나 확실해
한국인이면 마음을 찌르는 맛이 있음
빌런짤만 돌아서 그렇지 저렇게 좋은 얘기도 많다고...
그냥 확실한게 아니라 진짜 수십번을 봐도 재밌음 홍어도 진짜 열번을 넘게봐도 너무 재밌게 잃기네
성장형 캐릭터네
묘하게 무협냄세가 나는 화가 많단 말이지 ㅋㅋ
한 남자의 성장기를 심도있게 그렸고, 그조차 어머니가 걸어온 길임을 나타내며 어머니의 내공도 자연스레 나타낸 식객 고점 에피소드 중 하나지
귀한 손님이 너무 귀한데 ㅋㅋㅋㅋㅋㅋㅋ
직접 나서면 껄끄러워할까봐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신 어머님
진짜 최고다
홍어 맛있나..?
중간에 진짜로 손이 칼에 베인건 아니고 트럭 장수에게 졌으니 홍어 칼잡이로서 자존심에 금이 갔단 뜻
ㅇ 가게 문닫는 핑계로 거짓말한거
실제로 여행 다닐 때 손이 다쳤는 모습이 전혀 안나와서
자존심이 상한걸 손이 다쳤다라고 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