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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생인데 인생 좀 봐 줘라 +22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551420798

대학교 졸업하고 히키코모리로 살면서 20대 다 날리고 일베 3렙만 남음.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데 종일 집에만 있으니 우울해서 1달에 2번 나가는 알바 시작함.

관광지에서 하루 일하면 10만원 주는 건데 코로나 터지면서 관광객과 함께 알바도 끊김.

30대인데 1달에 20만원 버는 알바도 끊기고 시험도 떨어지고 인생 ㅈ같다고 느낌.

그 무렵 외국에서 기숙사 제공하고 월 300만원 준다는 알바를 봄.

관광지에서 일하면서 배운 영어도 있고 코로나 초반이라 나가려는 사람이 없어서 붙음.

갔더니 시골이고 주위에 아무것도 없어서 한국인들 맨날 술 파티함.

나는 찐따라서 못 어울리고 혼자 돌아다니다가 어쩌다가 동네 여자애랑 사귀게 됨.

둘이 맨날 도시락 싸서 소풍 다님.

그렇게 2년 계약 끝나고 한국 돌아갈 준비함. 모은 돈은 다 엄마 빚 갚는 데에 씀.

그런데 여친이 같이 살자고 함.

기존에 일하던 곳은 망해서 사라졌고 남은 기술도 없더라.

어쩌다 보니 결혼하고 아내 혼자 알바해서 버는 걸로 둘이서 살게 됨.

세후 150만원으로 좁은 집에서 살면서 1달에 1번 고작 영화관 가는데

그것도 짜증 안 내고 공들여 화장해서 싱글벙글하며 데이트 하는 아내가 고맙더라.

그렇게 1년을 백수로 지내면서 영어랑 여기 언어 공부하는 데에 매진함.

그러다가 첫 직장 구했는데 세후 220만원 밖에 안 됨.

한국에 있었으면 눈 높아서 안 갔을텐데 식솔이 생기니 아무거나 해야겠더라.

그런데 일에 좀 소질이 있어서 100만원짜리 곁다리 알바 추가로 하게 됨.

알바 최초 계약이 6개월이었는데 잘한다고 연장됨.

그래서 아내랑 합해서 월 수입이 470만원이 되니 잔고가 쌓이기 시작함.

물론 알바를 해서 수입이 늘어난 거니까 내 개인 시간은 없는 건데

잔고를 보니 오히려 백수일 때보다 마음이 편함.





누구는 1년에 1억도 벌고 내 나이면 10년 일한 사람도 많은데

난 통장에 5천만 원 찍힌 게 처음이라 이것도 너무 자랑스럽더라.

코로나 전까지 평생을 1000만원도 못 모았었는데..

어디에 올릴 곳이 없어서 여기다 올려 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교훈 하나는 얻은 거 같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뭐라도 해야 하는구나.

히키코모리로 20대를 날렸는데 30대만큼은 잘 보내고 싶다.

우리 모두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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