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1의 최종보스/듄 2 의 중간보스 역할인 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
원작의 남색가/사디스트 캐릭터는 덜어내고 배우의 열연으로 무게 잡혀 있으면서 은근히 잔혹함을 드러내는 연기로 좋은 평을 받았는데,
2부에서는 황제가 행차한 다음부터 급격하게 찌질대다가 폴에게 푹찍악당하면서 참 없어보이게 퇴장한다.
그러나 사실 이 모습도 원작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인데,
왜냐하면 원작에서는 황제가 단순히 '폴 그 ㅅㄲ 왜 살아있냐' 라고 갈구려 온 게 아니었기 때문.
황제(원작에선 친정이기 때문에 사다우카 제복을 입고 행차했다): 야 네놈 보고서에 따르면 아라키스 남쪽엔 아무것도 없다며?
하코넨 남작: 예...그렇습니다.
그래. 내가 그 남쪽을 조사하려고 사다우카 수송선 5대를 보냈는데 말이지.
거기서 프레멘 노약자들한테 탈탈 털리고 한 대만 돌아왔더라?
레토 공작의 갓난쟁이 딸이 지휘하는 프레멘들 말이다.
(원작에선 폴의 동생 엘리아가 실제로 등장한다. 태어나기 전 생명의 물을 마신 영향으로 어마어마한 천재)
뎃
그리고 내 스파이들한테서 받은 보고에 따르면 프레멘들을 감옥 행성처럼 아주 심하게 탄압하고 통제하는 중이라는데.
그렇습니다. 하지만 프레멘은 그냥 소수의 광신도...
소수 같은 소리 하네. 그러니까 지금 아라키스를 수십 년간 다스리면서 프레멘들의 수도 전투력도 전혀 몰랐다는 거냐?
그리고 내가 멸문시키라던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멀쩡히 남아 있고?
어...그렇게 말하시면 제가...
그리고 네놈이 아라키스를 다스리는 방식 말인데, (극심한 억압과 약육강식)
내가 내 친위대 사다우카를 양성하는 방식하고 (감옥 행성에 던져놓고 끝없는 배틀로얄로 훈련) 정확히 똑같더라?
아무리 봐도 너 지금 프레멘들의 존재를 일부러 숨긴 다음 아트레이데스 가문하고 짜서 나한테 반역할 군대 양성하는 중 아니냐?
그러니까 황제는 하코넨 남작이 아트레이데스와 결탁하고 프레멘들을 비밀리에 훈련시켜 군대를 양성하는 중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직접 아라키스로 친정을 나선 것.
단순히 갈구는 게 아니라 너 반역자 아니냐고 따지러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황제 앞에서 없는 체면까지 다 구긴 하코넨 남작은 그 직후,
들이닥친 프레멘 군대에 의해 난장판이 벌어지는 사이 폴은 만나지도 못하고 아직 유아인 알리아에게 곰 자바에 찔려 독살당한다.
차라리 폴에게 직접 살해당한 영화판이 체면도 덜 구기고 악당 보스다운 최후였던 것.
그래도 원작에선 등장조차 못하고 '걔 죽었데요' 한 마디로 정리당한 라반보다는 대우가 좋다는 게 유머.
댓글(11)
영화 정말 재밌었음
+ 애초에 원작에선 저 최종전투 자체가 한... 대사 빼면 대여섯 페이지 정도 분량이었나?
일단 영화판이 각색이 더 재미있긴해.
책에 나온 타임라인으로 가면 몇년은 사막에서 하베스터 폭파시키는걸로 보내야 되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에 듄 원작대로 진행은 안하려고 그런거 같은데
안야 테일러조이를 회상씬에만 써먹는건 너무 아까운거 같은데 3편부터는 정치질이 대부분이라 만들어질지도 모르겠고...
역시... 드렉스는 타노스랑 싸우면 안된다니까...
뭐 나중에 돌아오지만
곰자바가 곰도 한방에 잡는 맹독이라 곰자바인거임?
원작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유명세에 비해 의외로 순수한 글솜씨만 따지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더라
팬이 쓴 해석본이 권수가 원작보다 많은이유가 이해가 됨.
1편의 아이디어와 설정이 신선한거지 그 뒤로는 사실 별거 없음.
정치와 철학으로 넘어가버림..
작품 주제때문인가 암만 권세가 높아도 죽을 땐 한순간에 비루하게 최후를 맞이함. 진짜 모든 캐릭터가 다 그럼
84년도 판의 추한 최후에 비하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