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이탈리아의 한 작은 마을 성당 신부로 있던 돈 까밀로.
혁명이 아닌 주민들의 선거로 공산당이 마을을 장악한 가운데,
누군가에게 습격 당한 돈 까밀로는 예수에게 호소한다.
돈 까밀로 - 예수님. 공산당이 갈수록 활개치고 있습니다!
제가 선거 직전 주일 때 설교할 때 공산당 좀 비판했더니
웬 놈이 밤중에 자전거에 계란 싣고 가는 저를 몽둥이로 치고 달아나지 뭡니까.
어두워서 어떤 놈인지는 못 봤는데 계란만 아니었으면 그 놈을 쫓아가서 그냥.....
예수 - 그래. 이제 다 잊어버리고 용서해라.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율법이다.
그리고 이건 우리끼리 이야기인데, 내 집에서 정치 이야기는 좀 안 했으면 하는구나.
돈 까밀로 - .......
얼마 후, 혁명이 아닌 선거로 당당하게 마을 실권을 장악한 지방 공산당원 간부 겸 읍장 빼뽀네가 성당에 찾아온다.
돈 까밀로 - "아니, 자네 같은 빨갱이가 성당에는 웬 일인가?"
빼뽀네 - "고해성사 좀 보러 왔수다."
돈 까밀로 - "언제든지 환영이네, 그래 마지막 고해는 언제인가?"
빼뽀네 - "한 30년 전에 봤지요."
(고해성사 중)
빼뽀네 - 이런저런 죄를 저질렀고, 마지막으로 고해할 게 있습니다.
사실 제가 며칠 전 몽둥이로 신부님을 떄렸습니다.
돈 까밀로 - (이 ㅅㄲ가?)
빼뽀네 - 오해는 하지 마십쇼. 나는 당신이 성직자라고 때린 게 아니요.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정적을 혼내준 것 뿐이오.
돈 까밀로 - 하..... 너의 죄를 사하노라.
이제 십자가 아래에서 기도해라.
(자길 때린 범인이 십자가 아래에서 기대하는 걸 본 돈 까밀로는 빡침을 참지 못한다)
돈 까밀로 - 예수님. 절 용서하십시오. 고해고 뭐고 저 놈을 때려줘야겠습니다.
예수 - 절대로 안 된다. 나는 빼뽀네를 용서했다. 너도 용서해야 한다.
돈 까밀로 - 그럼 예수님. 제가 그동안 하나님의 종으로 살아온 걸 어여삐 보시고
이 양초로라도 저 놈을 패게 해 주십시오.
예수 - 안 된다. 네 손은 남을 축복하기 위해 있지, 누굴 떄리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돈 까밀로 - 네. 제 손은 축복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발은 그렇지 않지요?
예수 - .......
예수가 대답이 없자 그대로 빼뽀네를 발로 까는 돈 까밀로.
빼뽀네 - 훗, 이럴 줄 알았지. 이제 우린 비긴거요. 이 일은 잊어버립시다.
이렇게 쌍방 폭행으로 훈훈하게 끝남.
제목은 '신부님 우리 신부님'의 영화판 '돈 까밀로의 작은 세상'(1951)
댓글(11)
예수님: (니 알아 해라 에휴)
신부 : 예수님 말대로 반대쪽 맞을곳도 어서 내밀어라
뭔가 훈훈하고 웃김 ㅋㅋㅋㅋㅋ
신부님 신부님 우리신부님 재밌더라. 옛날만화인데도.
스릴러 인줄 알았는데
그냥 휴먼 드라마인가 ㅋㅋㅋㅋㅋ
신부님 우리 신부님이란 제목으로 아동문고 버전으로도 나왔음
ㅇㅇ 저소설 주제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파시즘광풍에도 이탈리아 사람들의 시골정서를 지키자는 내용임.
가톨릭 신부와 공산당원이라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는데, 저렇게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내심 정도 있는 관계라 참 재밌었지 ㅋㅋㅋ
뭐야 왜 훈훈하게 웃으며 마무리야 ㅋㅋㅋ
이거 책으로봤는데 무척 재밌음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진짜 공산당이 표를많이받아서 종교탄압으로 까밀로신부 죽을것같으니까 빼뽀네가 신부님 도망가시오, 우리가 당신을 괴롭히긴하지만 그게 당신을 죽일정도로 싫어하는건아니오 해서 도망보내는데 나중에 라디오에서 발표가 잘못됬다고 공산당이졌다고 하는 헤프닝도있었지.ㅋㅋㅋㅋㅋㅋ
선은 안 넘었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