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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치.. | 24/04/29 12:02 | 추천 9 | 조회 87

음악으로 치매의 과정과 그 끔찍함을 표현한 곡 +87 [2]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585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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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where at the end of time

 

이 곡은 1920~40년대에 유행했던 

영국 무도회 음악(British Dance Band)을 재해석, 리믹스한 작품으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바로 '치매'를 소재했다는 점


치매의 진행과 그에 따른 경험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것인데

 


치매 진행 단계와 같은 병기인 

STAGE 1부터 STAGE 6까지를 제목으로 


총 6개의 앨범으로 수록한 실험적인 작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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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 1

 

1931년 곡인 알 보울리의 Heartaches라는 곡의 리믹스로 시작하는 대망의 첫장

 

총 12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원곡에 비해 약간의 '톤 다운'과 '템보 다운'으로 

 

음울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만 거부감은 없는 편

 


무엇보다 베이스가 되는 곡이 향수를 자극하는 1930년대에 작곡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황혼기 나이와 동일하게 설정하였다고 함

 

 


첫 곡의 제목과 마지막 곡의 제목은

 

-It's just a burning memory (그저 불타는 기억일 뿐)

 

-My heart will stop in joy (내 심장은 행복에 멈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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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 2

 

 

이전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음과 동시에 

 

곡의 시작과 중간 중간에 

노이즈를 넣어서 불협화음이 시작됨

 

여기서부터 일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하지만 

아직까지는 곡의 원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

 

치매의 병기와 같다면 

이 단계부터는 체감의 단계

 

앞으로의 곡의 변화를 

듣는 사람에게 예상하게 해주지만 

 

그 예상은 항상 최악은 커녕 차악의 발 밑에도 못미친다는걸 간접적으로 표현함

 

 


첫 곡의 제목과 마지막 곡의 제목은

 

-A losing battle is raging (지는 싸움이 몰아친다)

 

-The way ahead feels lonely (앞으로의 길이 외로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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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 3

 

 

원본이라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불협화음이 최절정에 이르는 세번째 장

 

이전까지는 배경음이나 노이즈 정도의 변형이였다면

 

STAGE 3부터는 

주 멜로디에서의 뒤틀림이 발생하기 시작함

 

악기들이 중간중간 아무런 소리를 안 내거나, 

노이즈가 악기 소리를 덮어 버리거나

음악이 중간에 툭 끊기고 

다음 음악으로 곧바로 넘어가는 등...

 

이 앨범부터는 

곡의 제목과 순서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지만 

그래도 구어체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음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이 단계를 '인식의 마지막 불씨'로 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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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을 지나는 자는 희망을 버릴지어다

 

이 단계는 말 그대로 지옥의 문의 입구

 

자기를 자신라고 인식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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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 4 

 

 

 탈인식 단계 

 

각 20분이 넘는 총 4곡으로 구성

 

여기서는 수많은 기억들이 하나로 합쳐져 어느 것 하나 특정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얽혀 버린 것을 표현하듯, 

 

항상 배경으로 깔린 기계적 잡음 너머로 

왜곡되고 뒤죽박죽된 악기 소리가 들림

 

이제 노래라고 불리기도 힘든 

이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간 중간에 "일시적 행복의 순간"

 

불쾌한 불협화음과 노이즈 사이로 

명백한 노래의 형태를 가진 화음이 삽입되어 있음

 

그러나 화음도 

앨범의 중반이 지나갈 때부터는 노이즈에 파묻히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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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본인을 인식할 수 없기에 


제목 또한 "일시적 행복의 순간"을 제외하면 구분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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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 5

 

 

이제는 화음의 형태도 없는 그냥 카오스적인 노이즈 덩어리

 

공포와 광기의 단계로 평온한 순간은 너무나 짧고

(총 80분의 곡 중 10~20초 가량) 

 

그마저도 공포와 광기에 

눌리고 부서져서 

 

평온한 순간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듣는 사람=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이 거의 없음

 

인지할 수 있더라도 그건 덧없는 희망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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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 6

 

 

대망의 마지막 앨범

 

이 앨범에는 이전 스테이지와는 다르게 곡마다 제목이 있음

 


-잊는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이 공허한 패배 너머의 잔혹한 행복

 

-긴 감퇴의 끝

 

-이 세계의 자리가 사라져 간다

 


여기서 부터는 더 이상 노래를 구성하는 베이스가 없음, 


그 베이스가 되는게 

비록 불협화음이나 노이즈라도....

 

단지 자욱하게 깔린 희미하게 들리는 잡음과 

미약하고 미약한 간주조차 아닌 톤만이 전부

 

남은건 두려울 정도의 정적...

 

 

 

.

.

.

.

..마지막 곡, 

마지막 5분을 제외하고는

 


노이즈가 툭 끊기더니,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잔잔한 피아노 소리와 합창단 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지는데


 

 

4분 동안 한 줄기 구원 같은, 

장송곡 같은 슬픈 멜로디가 이어지고 

 

곧 노이즈도

선율도 모두 페이드 아웃

 

남은 1분 동안 기다리는 것은 

사망을 상징하는 정적뿐, 

 

그렇게 앨범이 끝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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