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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LR8 | 23/06/03 14:05 | 추천 24 | 조회 1561

유럽 자동차 시장 파워트레인 트렌드 +209 [19]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634597

 

지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전까지는 순조롭게 4~5년 주기로 깔끔하게 숫자 하나씩 올라가던 유럽 배출가스 규제에서 디젤게이트가 터진 유로6 부터는 시험 방식이 바뀌며 제조사들에게 일종의 유예기간을 주기 위해 6d TEMP니 6d니 중간에 거의 뭐 1년 단위로 거쳐가는 세부 규제가 생겼었죠. 그간 배출가스의 양만 중요하게 규제를 하다가 디젤게이트 이후 드러난 시험조건의 헛점을 보완하기 위한 세부 단계들이었고 이는 2021년 6d에 와서야 겨우 디젤게이트 당시의 난리를 잠재우고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숨 돌리며 다음 유로 규제가 다시 5년 정도의 주기로 깔끔하게 숫자 하나 올라가나 싶었으나 작년 말에 다음 유럽 배출가스 규제가 확정 발표 되었습니다.

 

규제는 3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행일과 그 대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유로6e : 2023년 9월 1일 이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 이전에 출시된 차는 2024년 9월 1일부터 적용

유로6e-bis : 2025년 1월 1일 이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 이전에 출시된 차는 2026년 1월 1일부터 적용

유로6e-bis-FCM : 2027년 1월 1일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 이전에 출시된 차는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

 

시행일이 완전 코앞이죠? 올해 3월 1일부터 6e 인증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움직이는 메이커도 있을 것이고, 신차 개발중인 메이커는 규제 만족이 어렵겠다 싶으면 저 9월 1일 전까지 인증 취득을 해야할 것이고, 이미 판매중인 차도 1년 3개월 남은 2024년 9월 1일 이전까지 어떻게든 조치를 해놔야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각 단계에서 조정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6e는 여태까지 배출가스 규제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다루어 왔던 배출가스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6d에서 NOx는 1.43 --> 1.10, PN은 1.50 --> 1.34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6e-bis에서는 테스트 환경 조정이 이루어지는데, 6d 현재 영상 30도까지만 측정하던 것을 요즘 유럽 지역에 이상 고온이 잦아서 그런지(ㅎㅎ) 최대 38도까지 높인 상태에서도 테스트를 진행 하겠다는 뜻입니다. 아울러 PHEV란 차량 마다 전기 어시스트가 얼마씩 들어가는가 얼마나 강하게 들어가는가 개입 비중이 가지각색이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얼마다, g/km 단위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공식을 대입 합니다. 지금은 이 공식이 실제 PHEV들이 사용되는 환경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보다 지나치게 낮게 표기된다 하여 6e-bis에서 현실적으로 조정되고 6e-bis-FCM에서 다시 한 차례 더 조정됩니다. 일부 뻥튀기가 많이 된 차로 말씀 드리자면 현존하는 PHEV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e-bis에서는 2배가 되고, 6e-bis-FCM에서는 3배가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유럽식 배출가스 규제를 디젤차에만 적용하고 있고, 디젤 PHEV는 벤츠만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에 PHEV에서 유럽 배출가스 규제 변경은 해당사항이 없겠지요.

 

아무튼 이렇게 다양하게 조여오는 규제 탓에 요즘 그 어느 때 보다도 유럽시장에서 판매중인 차량은 그 라인업에 변화가 아주 큽니다. 유로6 초창기 당시만 하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세금 때리는 나라가 많다 보니 제조사에서는 다양한 출력 별로 여러가지 파워트레인 초이스가 많았는데 요즘은 놀라울 정도로 그 숫자가 적어졌습니다. 실주행 측정이다 보니 수동변속기 조작시 필요 이상의 부하가 조금이라도 더 걸리게 되면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며 수동변속기가 대부분인 것으로 잘 알려진 유럽시장에서도 이제는 더 이상 수동변속기를 판매하지 않는 모델이 엄청나게 많이 늘고 있습니다.

 

다만 저 역시도 이번 조사를 거치며 상당히 놀랐던 부분은, 그간 다운사이징이 미래에 대한 해답이라고 그렇게 복음을 전파하던 자동차 바닥의 상식상 고배기량 고출력 모델만 단종되었을 것으로 예상 했었는데 의외로 저출력 모델이 실주행 배출가스 측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많았는지 오히려 저배기량 저출력 엔진이 사라지거나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 시키기 위해 출력을 오히려 올려버리는 차들이 제법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5년 정도 전 부터 GPF가 일반화 되었으니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많이 늘었을 것이고 3년 정도 전 부터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보편화 되며 순수 내연기관 만으로는 배출가스가 급증하는 부하 구간에 대한 대비가 용이해졌다는 사실이 이러한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예상합니다. 이런 예상 못할 변수의 등장으로 그간 알려진 상식이 깨지는 것, 이것이 배출가스 규제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석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 글은 유럽에서 판매중인 메이커 별로 유로6d 또는 그 이전에 있었던 파워트레인이 얼마나 사라졌는지 그 변화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각 메이커 별로 전동화에 대해 어떤 트렌드를 가지고 있는지 이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48V MHEV는 이제 이것 없이 규제를 만족할 수 있는 차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따로 하이브리드로 치지 않고 일반 내연기관으로 간주 하겠습니다. 실제로 유럽에서 판매중인 차는 마일드하이브리드 모터 없는 차가 더 적은 것 같습니다.

 

 


Audi Q8 etron.jpg


1. 폭스바겐

 

폭스바겐 그룹의 내연기관은 그 몸집 만큼이나 변화가 제법 컸습니다. 8기통 디젤은 단종 소식이 큰 이슈였기에 상세하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가장 작은 1.6 디젤 엔진까지 함께 사라졌습니다. 보통 120마력 부근을 담당하던 엔진인데, 이 엔진이 사라지며 그 위에 2.0 디젤 엔진이 있던 차들은 2.0 디젤의 저출력 버전을 만들어 공백을 보완했고 1.6 디젤 엔진 위로 아무것도 없던 모델은 아예 디젤 엔진이 모두 단종된 차가 여럿 생겨났습니다. 폴로, T크로스, 아우디 A1이 그런 차들이고 이제 폭스바겐 그룹에서 가장 작은 디젤 엔진이 2.0리터입니다.

 

디젤 엔진이 아니어도 곳곳에서 많은 엔진들이 사라졌습니다. Q7에는 V6 3.0 가솔린 엔진이 사라졌고 파사트나 티구안에 있던 2.0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물론 심지어 벤테이가 같은 소수만 판매되는 차도 그 위에 더 강력한 엔진이 있으니 노말 608마력짜리 W12 6.0 엔진은 단종 됐습니다. 650마력 카이엔 터보GT도 단종 되었고, 718(카이맨과 박스터 모두) 2.5 터보 GTS가 단종되어 S와 GTS 4.0 사이 공백이 생겨버렸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전동화 트렌드는, 순수 내연기관 엔진이 존재하는 모델은 이를 기반으로 순수 전기차(이하 BEV)를 내놓지 않습니다. PHEV 까지만 내놓고 BEV는 아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서 출시 합니다. 이 때문인지 규제를 만족하기 가장 까다로운 대형 SUV 라인업에서의 변화가 남다른데, Q7에서는 3.0 가솔린 엔진을 단종시킨 반면 Q8에는 남아있고 이번에는 반대로 Q8에는 디젤 엔진을 완전히 없앤 반면 Q7에는 3.0 디젤을 남겨놨습니다. PHEV 또한 Q8에는 부지런히 추가하고 있으나 Q7에는 있던 PHEV를 모두 없애고 이제는 순수 내연기관만 존재합니다. 이는 아마도 Q8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e-tron을 밀어주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BMW i7 M70.jpg

 

2. BMW

 

같은 독일차지만 폭스바겐과 BMW는 전동화 작전이 제법 다른 것 같습니다. BMW는 독일차 메이커들 중 가장 먼저 전기차 전용모델을 출시하기도 했지만(i3) 내연기관 모델 기반으로도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잘 만듭니다. 테슬라를 견제 해보려는 것인지 근래 들어 출력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죠. 순수 내연기관을 들여다 봐도 2.0 리터가 가장 작은 디젤 엔진인 폭스바겐과 달리 BMW는 저배기량 디젤 엔진도 단종시키지 않고 잘 써먹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미니에서 많이 단종 됐습니다. F56에서 디젤 엔진도 완전히 사라지고 가솔린 역시 JCW GP가 사라졌죠.

 

하지만 최근 들어서 전기차에 거의 올인한 것 같습니다. 최근 발표된 BMW의 메인스트림 신차 둘, 5시리즈와 7시리즈를 보면 변화가 굉장히 큽니다. 5시리즈의 경우 G30 당시에 있던 530i, 540i, M550i, 525d, 540d, M550d까지 상당수 엔진이 모두 단종되어 이번 신형에서는 가솔린 엔진 중 가장 핫바리인 520i와 디젤 엔진 중 가장 핫바리인 520d, 그리고 아직 출시 전인 530d까지 총 3개의 순수 내연기관 초이스만 존재합니다. 그 대신 빈 자리를 모두 i5와 PHEV로 채워넣었죠.

 

7시리즈의 경우 사실 구형 당시부터 힌트가 보이기는 했습니다. 유럽 시장에서 지난 G11 페이스리프트 모델 부터 740i가 단종되며 6기통 가솔린 엔진은 PHEV인 745e에만 들어갔었는데 이번 G70 7시리즈에서는 아예 순수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이 단 하나, 740d만 남고 모조리 사라졌습니다. 신형 7시리즈 역시도 i7과 PHEV로 가득 채워진 라인업인데 출력 기준으로 총 다섯가지 전기 파워트레인이 준비되어 전 세계에 PHEV+BEV 선택권이 이렇게 많은 차는 7시리즈가 유일합니다.

 



Mercedes-AMG C63.jpg


3. 벤츠

 

벤츠도 폭스바겐 처럼 저배기량(1.6 리터) 디젤 엔진을 모두 단종 시켰습니다. 이 중 우리나라와 관련있는 모델은 C200d 같네요. 폭스바겐과 마찬가지로 2.0 디젤이 이제 가장 작은 디젤 엔진이고 저출력 버전을 만들어 1.6 디젤 부재의 공백을 채워 넣었습니다. 벤츠는 BMW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정책을 반반 섞어둔 듯한 느낌입니다. EQ로 시작하는 전기차 전용 모델의 개발도 활발한데 그렇다고 기존 모델의 PHEV를 내놓는 것을 아끼지 않습니다. 심지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디젤 PHEV를 팔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W212 E클래스 시절에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판매 했었죠.

 

벤츠 또한 그간 보여오던 스탠스와 최근 출시된 모델에서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C클래스의 경우 8기통 AMG 모델은 물론, 6기통 엔진까지 모두 사라지며 4기통 엔진만 남게 되었습니다. 특히 AMG C63에서 엔진 사이즈가 반토막이 나며 이슈가 많이 되었었는데 2.0리터 4기통 터보 PHEV로 돌아왔고 2.0리터에 불과한 순수 내연기관으로만 480마력이 나와 200마력 이상 만들어내는 전기모터까지 더해져 680마력으로 출시 됐죠.

 

E클래스의 경우에도 반전이 이어집니다. 라이벌 5시리즈와 비슷하게 내연기관 파워트레인 초이스를 대폭 줄여 E200과 E220d 두 가지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5시리즈는 530d가 존재하지만 신형 C클래스에서 6기통 엔진이 모두 단종된 것을 보면 E클래스 신형은 신형 5시리즈와 달리 6기통 디젤 엔진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AMG E63이 무슨 파워트레인으로 나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AMG에서 S63이 PHEV로 출시되었고 C63은 4기통 PHEV로 출시 되었으니 8기통을 쓰던, 4기통을 쓰던 AMG E63이 PHEV일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고 봐야죠.

 

 

 

Renault Twingo ZE.jpg

 

4. 르노-닛산-미쓰비씨

 

르노에서도 없어진 파워트레인이 제법 있습니다. 저배기량에서 고출력을 쥐어짜내던 트윙고 0.9리터 3기통, 클리오 1.0리터 3기통, 반대로 대배기량(?)에서 너무 낮은 출력을 내던 메간 1.3 TCe가 단종 되었고 1.7 dCi 디젤 엔진이 그룹 전체에서 모두 단종 되었습니다. 2.0 dCi 디젤 엔진이 콜레오스에 남아있기는 한데, 최근 미니밴이었던 에스파스가 3열 중형 SUV로 거듭나면서 콜레오스를 대체, 2.0 dCi 엔진과 함께 모델 전체가 곧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르노에서 유일하게 남은 디젤 엔진은 1.5 dCi 단 하나가 됩니다. 가솔린 엔진 또한 메간 RS와 알핀에 1.8 TCe가 존재하기는 하나, 소량만 판매되는 스포츠 모델인 특수성을 감안하면 1.3리터 TCe가 가장 큰 가솔린 엔진입니다. 내연기관 종식 정말 실감나는 배기량이죠. 닛산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디젤 엔진을 이미 모두 단종 시켰습니다.

 

르노의 전동화는 다른 메이커들과는 방향이 사뭇 다릅니다. 세계최초로 48V MHEV를 내놓았을 때는 이 방향으로 일찍 가려나 싶었는데 그거도 좀 늦었고, 남들은 다들 버리고 떠난 경차 세그먼트에서 순수 전기차까지 내놓으며 버티고 있는 것이 르노입니다. 하지만 소형차를 제외하면 순수 전기차에는 매우 소극적인데, 10년도 훨씬 전부터 PHEV에 눈을 떴었던 미쓰비시를 인수했던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쓰비시는 구형 아웃랜더 당시부터 유럽에 순수 내연기관 없이 PHEV로만 판매를 했었고 그런 PHEV 본가 답게 이클립스 크로스 또한 순수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이 모두 사라지고 PHEV만 존재합니다. 그런 미쓰비시를 먹은 르노도 콜레오스와 알핀을 제외하면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있는 나름 적극적인 메이커가 됐고요. 참고로 탈리스만은 후속모델 없이 단종 됐습니다.

 

미쓰비시에 대해 첨언 하자면 미쓰비시 독자 파워트레인은 출시된지 10년도 넘은 사골 스페이스스타(미라지)에 1.2 3기통 MIVEC 엔진이 하나 남아있는데, 규제를 만족했다기 보다는 사골차에 주어지는 유예기간을 꼼수로 아직 살아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엔진은 규제의 바람이 한 번만 더 불면 나가 떨어지기 마련이죠. 이 엔진을 끝으로 미쓰비씨 독자 엔진은 유럽에서 완전히 퇴출 됩니다. 신형 ASX는 르노 캡처를 기반으로 출시된, 르노의 미쓰비시 인수 후 첫 르노 기반 모델입니다. 아, 그리고 인피니티는 2020년에 유럽에서 완전히 철수 했습니다.

 

 


DS 9.jpg


5. 스텔란티스(PSA)

 

스텔란티스는 제가 자주 그러하듯 아직 인수되고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FCA 파트와 반반 쪼개서 쓰겠습니다. 내연기관 종식에 있어 굉장히 적극적인 메이커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요즘 출시되는 푸조가 죄다 1.2리터 3기통 터보죠? 가뜩이나 작은 차 위주로만 만드는 PSA 답게 3008과 C5 X를 제외하면 모든 차량에서 4기통 가솔린 엔진이 단종 되었습니다. 2.0리터 디젤 엔진도 전 모델에서 단종되었고 심지어 하나 남은 1.5리터 디젤 엔진 마저도 130마력 버전 단 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DS 브랜드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DS 7에서 3기통 가솔린 엔진 마저 단종 시켰고 DS 9은 아예 PHEV 밖에 없습니다. 그나저나 같은 나라 브랜드인 르노는 트렌드를 따라 중형 세단 탈리스만을 단종 시켰는데 이쪽에선 오히려 죽어있던걸 부활 시키네요. ㅎㅎ 아마도 중국시장에 팔려고 개발했겠지만

 

아무튼 PSA는 전동화에서도 방향이 좀 독특한 메이커인데, 소형자 위주로 순수 전기차의 출시가 아주 활발합니다. 208, 2008, C4, C4 X, DS 3 모두 PHEV 하나 없이 순수 전기차로 바로 넘어왔습니다. 오펠 인수 후 GM 기반의 제품들이 많이 물갈이 되며 오펠의 전동화 트렌드 또한 푸조와 동일하게 됐습니다. 오펠 얘기가 나온 김에 조금 독특한 특징 하나가 있다면, GM에서 개발해놓은 인시그니아의 2.0 가솔린 터보 엔진은 GM이 개발할 때 향후 규제까지 잘 대비해서 만들었는지 PSA가 오펠을 인수 하자마자 자기들 파워트레인으로 발빠르게 갈아엎었던 것에 반해 이 엔진 만큼은 GM 것을 한동안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지금 인시그니아는 후속모델 없이 단종 됐습니다.

 

 

Maserati Granturismo.jpg

 

6. 스텔란티스(FCA)

 

FCA는 PSA 합병 전에는 신형 파워트레인 개발에 상당히 뒤쳐졌었던 브랜드입니다. 유럽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도 15년 이상 된 엔진으로 규제 버텨보려고 나름 싸게 먹히는 MHEV를 내놓았던 유일한 미제차 메이커였죠. 남들은 다들 적절한 주기 마다 해왔듯이 백지부터 엔진 새로 개발하면 MHEV 이런거 안하고도 규제 만족하는 북미시장에서 말이죠. 그래서 유럽에서 판매중인 내연기관 또한 오래되어 개량이 안되는 엔진과 신형 엔진이 짬뽕이 되어 어떤건 고출력 버전이 단종되고 또 어떤건 오히려 고출력 버전이 추가되고 개판입니다. 우선 개발한지 좀 오래된 1.4 FIRE 엔진이 그룹 전체에서 단종 되었고 피아트 500X에는 그룹 전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유물 엔진 1.6 가솔린 엔진이 사라졌습니다. 마세라티에서는 3.0리터 페라리 엔진 중 350마력 '저출력' 버전이 단종되었고 530마력 '저출력' 버전 V8 페라리 엔진 또한 모두 단종 되었습니다. 전자는 GSE 2.0리터 엔진의 출력을 키워 공백을 매꿨고 후자는 새로 개발한 3.0리터 Nettuno 엔진으로 공백을 매꿨습니다.

 

순수 내연기관의 정리는 지프의 가장 작은 두 SUV, 레니게이드와 컴패스에서 두드러지는데, 이들 둘은 그 많던 엔진들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130마력 1.5 GSE 가솔린 엔진 하나씩만 남게 됐습니다. 그나마 양심은 있는지 이들 두 모델은 FCA에서 드물게 하이브리드 모델을 두 가지 이상 마련한 차량입니다. 피아트 쪽 차들은 올해 출시한 그레칼레 전까지는 순수 전기차가 500e 하나 뿐이었고 그나마 이 그레칼레도 올해나 돼서 나온겁니다. 그레칼레가 출시된 이후 그란투리스모 또한 순수 전기차가 출시 되었으며 가장 최근 출시된 지프 어벤저는 PSA와 FCA 합병 후 처음으로 나온 합작품입니다. 이 모든게 아직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올해 나온 차들입니다.

 

 

 

Ford Kuga.jpg


7. 포드

 

이제부터는 유럽 시장에서 규모가 얼마 안되는 메이커들입니다. 포드가 왜 규모가 얼마 안되냐고요? 요즘 꼬라지가 그렇습니다. 포드에서는 순수 내연기관으로 2.0 디젤이 모두 단종되어 디젤은 1.5리터 한 가지가 남았고 가솔린 또한 4기통 엔진은 ST 같은 스포츠 모델만 한두개 살아남았지 평범한 모델은 모두 3기통 된지 오래입니다. 근데 이런 과감한 단종을 하려면 믿는 구석이 있어야 하는데 그 흔한 일반 하이브리드 하나 없고 쿠가에만 PHEV가 있어요. 그나마 하이브리드가 존재하던 몬데오는 후속모델 없이 단종 됐습니다.

 

최근 출시하고 있는 차들이 북미 본토에서도 판매하는 머스탱 마하E, 익스플로러 PHEV 이런 것들인데(쿠가도 북미에서 이스케이프로 똑같은 차를 팔고 있죠) 이런 차들은 유럽 철수한 후에 수출로 보내도 되기에 유럽시장에서 개발 및 생산은 더 이상 하지 않으려는 작전 같습니다.

 

 

 

Land Rover Defender 130.jpg


8. 재규어 & 랜드로버

 

재규어 랜드로버는 아직도 포드 냄새가 나는 메이커입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아직도 포드 시절 플랫폼으로 연명하고 있고 파워트레인도 아직 포드에서 만들어놓은 엔진 의존도가 높습니다. 나온지 한참 됐는데 후처리 장치 때려박아서 버티는건지 참 신기합니다. 그래도 더 이상 버티지 못 했는지 포드가 만들던 8기통 디젤이 사라졌고 그 아래에서도 V6 3.0리터 가솔린, 디젤 모두 포드 시절 AJ 엔진을 단종 시켰습니다. 아직 가지 않은 하나가 있다면 디스커버리 5에 3.0 V6 360마력 엔진이 남아 있습니다. 파워트레인에서 이제 막 포드 냄새를 지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사 인제니움 엔진 또한 저배기량 고출력 엔진, 대배기량 저출력 엔진이 골고루 사라졌는데, XE, E-Pace, F-Pace, 이보크, 디펜더, 레인지로버 스포츠(구형)에서는 출력이 낮은 엔진들이 대거 사라졌고 XF, E-Pace, 이보크, 디스커버리 스포츠, 벨라, 레인지로버 스포츠(구형), 레인지로버(구형)에서는 큰 엔진들이 사라졌습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사례가 독특한 이유는 엔진이 통째로 단종된 사례가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디펜더에는 4기통 엔진이 모두 사라져서 이제는 6기통 엔진부터 시작한다던지 말이죠.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디펜더에서 제일 덩치가 큰 130 모델에 배출가스 규제가 조여오는게 맞나 의심되는 5.0 리터 가솔린 엔진을 최근에 추가 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비록 1대 새엄마였던 BMW 물건이긴 하지만 신형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에 500마력, 600마력씩 나가는 8기통 엔진 팍팍 달아주지. 다운사이징도 싫고 전동화도 싫다고요? 랜드로버 사세요. ㅋㅋ

 

이런 랜드로버도 나름 전동화에는 신경을 좀 쓰고 있기는 합니다. 비록 순수 전기차는 없어도 디스커버리 5를 제외하면 전 모델에 최소 PHEV 하나씩은 다 있습니다. 나머지 라인업에는 배출가스 규제가 타이트해져 2020년 당시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생긴 PHEV지만 나름대로 가장 덩치가 큰 레인지로버 만큼은 제법 일찍인 2018년부터 있었습니다.

 

 

 

Volvo XC90 T8.jpg


9. 볼보

 

볼보는 포드로부터 독립한 것이 제법 오래되어 진작부터 가솔린과 디젤 모두 2.0리터 4기통 엔진만 판매하던 메이커입니다. 2015년 XC90 부터 이미 신모델은 4기통으로만 출시 했었고 300마력 이상 큰 출력을 요구하는 모델은 PHEV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죠. 2017년 S60 출시 부터는 PHEV도 출력 별로 두 종류로 확대해서 출시하고 있습니다. 전 라인업에 PHEV를 갖춘 것도 볼보가 최초고 순수 내연기관 엔진 역시 최소 MHEV를 갖춘 것도 볼보가 최초입니다. 순수 전기차는 별도의 모델을 만들어 출시하는 스타일이라 내연기관 모델 기반으로 만든 BEV는 없습니다.

 

이런 볼보에서도 순수 내연기관 부문에서 많은 엔진이 단종 되었는데, 2.0 리터 치고 저출력으로 간주할 수 있는 150마력 디젤 엔진과 고출력으로 간주할 수 있는 300마력 가솔린 엔진이 전 라인업에 걸쳐 단종 되었습니다. 현재 S90 하나에만 300마력 가솔린 엔진이 남아 있습니다. XC40과 V90에는 디젤 엔진 전체가 단종 되었습니다.

 

 

 

Mazda CX60.jpg


10. 마쯔다

 

마쯔다는 포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아직까지 다른 메이커에 먹히지 않고 소규모 독자 메이커로 남아있죠. 나름 생존전략을 잘 짠 것 같습니다. 마쯔다는 세계최초이자 유일하게 압축착화 엔진(HCCI)인 스카이액티브X 엔진을 내놓은 메이커이기도 한데, 이 덕분인지 일반 하이브리드 하나 없이 순수 내연기관 만으로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에 새로 출시한, 라인업에서 가장 큰 SUV인 CX-60은 새로 개발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내놨죠.

 

그러나 규제를 피해갈 수 없었던 엔진도 많이 있었습니다. 마쯔다2의 후속 모델은 더 이상 독자개발을 하지 않고 도요타 야리스를 리뱃징 해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출시 했으며 4기통 디젤 엔진은 모두 사라지고 CX-5에 마지막 하나, 2.2리터 엔진이 남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신차 CX-60 부터는 더 이상 순수 내연기관 만으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한 것인지 PHEV를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순수 전기차는 별도 모델을 만들어 출시하는 스타일입니다. MX-30 등.

 

 

 

Suzuki Across.jpg

 

11. 스즈키

 

스즈키의 경우 다운사이징 트렌드와 완전히 정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3기통 터보 엔진을 전부 4기통 터보 엔진으로 바꿨습니다. 디젤 엔진은 진작에 모두 사라진 메이커입니다. SUV 전체 라인업은 PHEV를 마련했고 미쓰비씨 처럼 가장 큰 SUV(Across)는 PHEV 전용 모델입니다. 그런 반면 승용차(편의상 SUV가 아닌 차들을 일컫는) 라인업은 하이브리드 하나 없이 버티고 있는데, 최근 출시된 Swace가 도요타 코롤라 왜건을 리뱃징한 모델인 것을 보면 SUV에 올인하고 승용차 부문은 다른 차를 가져와 리뱃징을 하던 유럽에서 더 이상 판매하지 않을 전략인 듯 합니다.

 

 

 

Subaru XV.jpg


12. 스바루

 

스바루는 다가오는 배출가스 규제를 무슨 생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메이커입니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중인 터보차가 단 하나도 없는 희한한 메이커고 전동화 또한 XV(임프레자 왜건) 단 하나만 해놨습니다. PHEV 하나 있고요. 포드처럼 짐 싸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Lexus UX300e.jpg

 

13. 도요타

 

도요타는 오래 전부터 하이브리드의 대가 답게 별 트러블 없이 규제 대응을 잘 하고 있습니다. 유럽 밖에서도 팔기 위해 이미 전 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유럽 시장에서는 순수 내연기관 모델을 단종 시키면 그만이거든요. 순수 내연기관을 판매하고 있는 차를 언급하는 것이 더 빠를 지경인데, 아이고, 야리스, 코롤라, 야리스 크로스, 라브4, GR86, GR수프라가 있고 렉서스는 전체에서 단 하나, LC500만 순수 내연기관 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로 단맛을 너무 오래 봤는지 BEV에는 그간 소극적이다가 이제 막 순수 전기차 전용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 BEV 모델을 추가한 사례는 UX300e 뿐이고 어지간하면 폭스바겐 브랜드의 전동화 트렌드와 비슷하게 BEV 전용 모델을 별도로 내놓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Honda Civic Type-R.jpg

 

14. 혼다

 

혼다는 유럽 시장에서 규모가 작아 어부지리로 얻어 걸린 것이겠지만, 유럽 시장 내에서 전동화에 가장 가까이 있는 메이커가 아닌가 싶습니다. 2020년 재즈 후속 모델이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출시 되었고 2021년 7월을 기해 HR-V와 CR-V 후속 모델또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출시되며 씨빅을 제외한 전 라인업에 순수 내연기관 모델을 모두 단종 시켰습니다. 작년 7월, 마지막 남은 씨빅이 풀 모델체인지 되면서 이제 혼다 전체에서 남은 순수 내연기관은 씨빅 타입R에 들어가는 330마력 2.0리터 단 하나 뿐입니다. 어코드는 10세대 부터 유럽시장에서 판매되지 않습니다.

 

 

 

Genesis GV60.jpg

 

 

15. 현대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은 우리 친정, 현대입니다. 현대차는 여태까지 봐온 메이커들의 내연기관 단종 / 전동화 트렌드 이것저것 좋은 것만 따라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내연기관 모델 단종 트렌드부터 따져보자면, 우선 각 엔진 고출력 버전들이: i20 구형에 있던 1.2 NA 75마력 엔진, i30 1.4 NA 100마력/터보 140마력 엔진, 투싼 구형에 있던 1.6 NA 132마력 엔진, 싼타페 2.4 NA 185마력 엔진, 씨드 1.4 터보 140마력/1.6 디젤 115마력 엔진, 스포티지 구형에 있던 1.6 NA 132마력 엔진, 쏘렌토 구형에 있던 2.4 NA 188마력 엔진. 이렇게 단종 되었습니다. 이렇게 상세하게 얘기해도 다 알아보실 엔진이기 때문에 상세하게 빠짐없이 언급 해봤습니다. 저출력 버전은 투싼/스포티지 2.0 디젤 185마력 엔진과 피칸토 1.0 터보 100마력 엔진이 단종 되었는데 i10에는 1.0 터보 엔진이 아직 살아 있습니다.

 

엔진 라인업 변화를 포괄적으로 살펴보면, 현대도 푸조나 르노처럼 1.6리터를 초과하는 큰 엔진을 모두 없애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N 시리즈를 제외하면 2.0리터 엔진이 모두 사라졌고 큰 가솔린 엔진이 모두 사라지며 현재 유럽시장에서 팔고 있는 싼타페와 쏘렌토에는 가솔린 엔진 자체가 모두 단종 되었습니다. 싼타페와 쏘렌토에는 현재 2.2리터 디젤 엔진 하나만 남았는데, 배기량이 큰 엔진들이 사라지고 있는 점으로 보아 이 엔진도 곧 사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4년 9월 전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도 되겠죠. 아마도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카니발과 팰리세이드도 비슷한 시기일겁니다. 그 전에 나올 싼타페 후속모델은 디젤 엔진 없이 나올테고요.

 

전동화 트렌드에서도 어느 메이커를 정확히 따라했다고 보기 어려운 스타일인데 내연기관 모델이 있던 차에서 이를 단종 시키며 BEV 전용 모델이 된 쏘울이 있고 코나는 내연기관 모델과 함께 일반 하이브리드와 BEV까지 동일 모델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형차에서는 일반 하이브리드 조차 없는 반면 크기가 좀 있는 SUV들은 최소 PHEV를 모두 갖춘 상태입니다.

 

번외로 제네시스 브랜드도 약간 말씀 드리자면.. 판매량이 처참한 수준이라(그나마 제일 많이 판게 GV70인데 작년 연간 판매량이 200대도 안됩니다. 유럽 전역 합쳐서) 배출가스 규제 대상에서 면제되는 항목이 많은건지 진출해 있는 4개 모델(70, 80) 중 G80 2.2 디젤만 단종 되었고 나머지는 아직까지 디젤 엔진이 모두 살아 있습니다. 현대/기아 브랜드와 달리 하이브리드 없이 바로 순수 전기차로 넘어가는 트렌드인데 우리나라에 팔고 있는건 동일하게 유럽시장에서도 모두 판매하고 있습니다. (GV60, G80 EV, GV70 EV)

 

 

여기까지 유럽시장에서 판매중인 중요 메이커들을 모두 살펴 봤습니다. 어떠한 표나 그래프가 아닌 글로 써서 실감나지 않으시겠으나 내년 9월에 현재 남아있는 차들은 무조건 유로6e 대비를 해놓던 없애던 해야하기 때문이 그때 다시 정보의 가독성까지 보완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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